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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가박스·롯데시네마 '초대형 합병' 전격 발표

합병 추진의 주체인 메가박스중앙은 메가박스 극장과 영화 투자배급사 플러스엠엔터테인먼트, 키즈 테마파크 운영사 플레이타임중앙 등을 계열사로 두고 있다. 롯데컬처웍스는 롯데시네마, 롯데엔터테인먼트, 샤롯데씨어터를 보유하고 있다. 양사는 이번 합병을 통해 극장 운영뿐 아니라 영화 제작, 배급, 콘텐츠 기획·투자 등 전반적인 영상 콘텐츠 생태계 전반에 걸친 시너지를 꾀할 계획이다.
합병 이후에는 양측이 공동 경영하는 방식으로 합작 법인을 설립하고, 신규 투자 유치와 함께 공정거래위원회의 기업결합 심사도 신속하게 추진할 예정이다. 합병이 완료되면 메가박스(115개 극장, 767개 스크린)와 롯데시네마(133개 극장, 915개 스크린)는 CJ CGV(192개 극장, 1346개 스크린)와 양강 체제를 이루며 국내 멀티플렉스 시장의 구도가 새롭게 재편될 전망이다.
이번 합병 추진은 최근 극심한 침체를 겪고 있는 극장 산업에 대응하기 위한 전략적 판단에서 비롯됐다. 지난해 극장 관객 수는 약 1억2313만 명으로, 코로나19 팬데믹 이전인 2019년의 절반 수준에 머물렀다. 영화 산업 매출의 70%를 차지하는 극장 수익이 급감하면서 전체 영화 생태계가 위축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에 따라 두 기업은 단순 생존을 넘어 산업 전반의 회복을 이끌 견인차가 되겠다는 목표를 내세웠다.
합작 법인은 재무구조 개선과 시설 투자에도 집중할 예정이다. 특히 양사가 보유한 특별관 브랜드인 메가박스의 ‘돌비 애트모스’, ‘MX4D’와 롯데시네마의 ‘수퍼플렉스G’, ‘수퍼4D’를 적극적으로 확대하는 한편, 지방 중소도시의 노후 시설 개선과 특별관 확충을 통해 극장만의 체험 가치를 극대화할 방침이다. 메가박스 측은 “특별관의 수요는 점점 증가하고 있으며, 새로운 고객 경험을 제공하기 위한 인프라 확대는 필수 과제”라고 강조했다.

이번 합병은 단순히 극장 수의 확대를 넘어 콘텐츠 제작 분야에도 파급효과를 줄 것으로 기대된다. 양사는 각자가 보유한 IP와 제작 역량을 결합해 고품질 콘텐츠를 공동 제작하고, 이를 극장 등 다양한 플랫폼에 선보이는 선순환 구조를 구축한다는 전략이다. 롯데엔터테인먼트는 '신과함께' 시리즈로 천만 관객을 기록했으며, 플러스엠엔터테인먼트는 '범죄도시2\~4', '서울의 봄' 등 흥행작을 연이어 배출했다. 현재 흥행 중인 영화 ‘야당’ 역시 플러스엠이 투자·배급한 작품이다.
롯데엔터테인먼트 관계자는 “합작 법인을 통한 신규 자본 유입으로 보유 IP의 리부트 및 확장 가능성이 커졌으며, 대중성과 완성도를 갖춘 콘텐츠를 지속적으로 공급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중앙그룹 측은 이번 합병이 시장 구조에도 긍정적 영향을 줄 것으로 내다봤다. 기존 CJ CGV, 롯데시네마, 메가박스로 나뉘어 있던 삼강 체제의 과도한 경쟁 구도에서 벗어나 양강 체제로 전환되면, 흥행 대작 중심의 편중 상영과 스크린 독과점 현상이 완화될 수 있다는 주장이다. 중앙홀딩스 조성진 커뮤니케이션 담당은 “다양한 규모의 영화들이 상영 기회를 얻고 관객들도 더 많은 선택지를 가질 수 있을 것”이라며 시장 생태계 다양성 확대를 기대했다.
영화계도 환영의 목소리를 보냈다. 영화 ‘하얼빈’으로 제61회 백상예술대상 작품상을 수상한 김원국 하이브미디어코프 대표는 “극장이 살아야 영화도 살 수 있다”며 “이번 합병이 극장 산업 회복의 신호탄이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합병 소식이 알려지자 관련 주가도 상승세를 보였다. 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오전 기준 롯데쇼핑은 전일 대비 3.46% 오른 6만8900원, 콘텐트리중앙은 4.00% 상승한 1만150원에 거래됐다. 이는 롯데쇼핑과 콘텐트리중앙이 각각 롯데컬처웍스(지분 86.37%)와 메가박스중앙(지분 95.98%)의 최대 주주로서, 양사 합병의 최대 수혜주로 평가받고 있기 때문이다.
중앙그룹과 롯데그룹은 “최근 영화 제작 감소, 흥행작 부재, 관객 수 감소라는 악순환 속에서 지속 가능한 성장을 도모하기 위해 손을 잡았다”며 “이번 합병을 통해 기존 사업 경쟁력을 강화하고 새로운 영화 산업 생태계를 조성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