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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로콜리·양배추가 암세포를 죽인다?... 63만 명 연구로 밝혀져

중국 내몽골임업종합병원(Inner Mongolia Forestry General Hospital) 연구팀은 63만 9539명을 대상으로 한 17건의 기존 연구를 종합 분석한 결과, 십자화과 채소를 가장 많이 섭취한 집단이 가장 적게 섭취한 집단에 비해 대장암 발병 위험이 무려 20%나 낮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이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BMC Gastroenterology(소화기병학)에 게재되어 그 신뢰성을 인정받았다.
특히 주목할 만한 점은 섭취량과 효과 사이의 관계다. 연구에 따르면 하루 20g 이상의 십자화과 채소를 섭취할 경우 결장암 위험 감소 효과가 뚜렷하게 나타나기 시작했으며, 40~60g을 매일 섭취할 때 보호 효과가 최대치에 도달했다. 흥미롭게도 이 양을 초과해 섭취하더라도 추가적인 이점은 관찰되지 않았다. 이는 적정량의 섭취만으로도 충분한 암 예방 효과를 얻을 수 있음을 시사한다.
연구진은 이러한 암 예방 효과의 생화학적 메커니즘도 설명했다. 십자화과 채소에는 글루코시놀레이트라는 천연 화합물이 풍부하게 함유되어 있는데, 이 물질이 미로시나아제라는 효소에 의해 분해되면서 몸에 유익한 활성 대사산물을 생성한다. 이 대사산물들은 체내 염증을 감소시키고, DNA를 손상으로부터 보호하며, 잠재적인 발암물질을 제거하는 등 암 억제 경로를 효과적으로 조절한다는 것이다.

한편, 이번 연구는 지역별로 십자화과 채소 섭취의 효과에 차이가 있다는 흥미로운 사실도 밝혀냈다. 아시아와 북미 지역에서는 십자화과 채소 섭취량이 증가할수록 결장암 위험이 명확하게 감소하는 경향을 보였다. 그러나 유럽과 호주 지역에서는 이러한 상관관계가 통계적으로 유의미하게 나타나지 않았다. 연구팀은 이러한 지역별 차이가 식습관, 조리 방식, 유전적 요인 등 다양한 변수에 의해 영향을 받았을 것으로 추정했다.
그러나 연구진은 암 예방에 있어 특정 음식만이 완벽한 해결책이 될 수는 없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건강 전문가들은 대장암 예방을 위해서는 십자화과 채소뿐만 아니라 과일, 다양한 채소, 콩류, 통곡물이 풍부한 균형 잡힌 식단을 꾸준히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또한 붉은색 육류와 가공육 섭취를 최소화하고, 규칙적인 신체활동을 유지하는 것도 매우 중요하다. 특히 알코올과 담배와 같은 발암물질은 가능한 한 멀리해야 한다.
이번 연구 결과는 일상적인 식단 조정만으로도 암 예방에 상당한 효과를 볼 수 있다는 희망적인 메시지를 전달한다. 브로콜리나 양배추와 같은 흔한 채소를 매일 적정량 섭취하는 간단한 습관이 대장암 위험을 20%나 낮출 수 있다는 사실은, 건강한 식습관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일깨우는 계기가 될 것이다.